시사 인터넷뉴스 남원넷

최종편집
  • 2024-03-29 18:30





지리산이 품고 있는 또 다른 보물


지리산_6.jpg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1,915m 지리산 천왕봉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산세가 지리산이 품고 있는 큰 보물 중 하나라면 그 속의 문화유산들과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 역시 큰 보물 들이다. 이토록 지리산이 품고 있는 각각의 수준 높은 가치는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반면에 삶속에 너무 가까이 있어 가치를 인정받고 알려지지 못하는 것들도 종종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산은 하천으로 경계를 나눈다. 99골짜기 지리산에서 발원한 계곡과 맑은 물들도 지리산의 한 구성원 들이다. 그들을 모아 남해 바다로 흐르는 섬진강과 지리산 서북능 고리봉에서 발원하여 낙동강의 한 지류인 남강으로 흘러드는 물줄기가 있다. 남원시 운봉에서 발원 해 인월을 지나는 구간을 “람천”이라 하고 남원시 산내면 실상사를 거처 함양군 마천면으로 흐르는 구간을 “만수천” 이라 부른다. 만수천은 마천에서 “임천”을 만나 “경호강”으로 흐른다. 이 구간 안에 지리산의 숨은 보물이 있다.

   

지리산_1.jpg

인월과 산내면 경계 부근의 “섬바위”라 불리는 곳이다.


인월면 중근 마을 앞 “람천”에서 부터 함양군 휴천면의 용류담 까지 약 15km의 하천에는 수많은 세월의 침식작용으로 갈고 닦인 기암괴석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2차선 도로를 인접해 흐르는 하천이지만 나도 처음엔 쉽게 차에서 내려서 자세히 살펴볼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그저 “돌들이 많은 아름다운 계곡이구나.” 하는 정도로 차창으로 만 보고 스쳐 지나치곤 했다. 지리산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너무 뻔히 보이기에 관심을 받지 못했다 생각하니 안타까운 마음이다.


지리산_2.jpg
분화구처럼 느껴지는 포트홀 들이 산재해 있다.


행정구역상 남원시 산내면이 시작되는 곳의 “섬바위”를 시작으로 백장암 입구까지의 구간은 입을 다물 수 없는 신비의 절경이 이어진다. 지리산 신선들이 작업한 아름다운 돌조각들을 전시 해놓은 듯도 하고, 흐르는 물에 오랜 세월 갈고 닦인 암반과 그 위에 어우러진 수많은 포트홀들은 초인적 능력을 가진 외계조각가가 작업한 작품처럼도 느껴진다. 


지리산_3.jpg
소동폭포 인근 호피무늬의 암반이 아름다운 조각 작품을 이루고 있다.


“만수천”을 만나기 전 넓은 암반과 거목들이 어우러진 곳에 멋진 정자 “퇴수정”이 자리하고 있는데 조금 지나면 뱀사골계곡에서 흘러내린 수정처럼 맑은 물을 만난다. 약 500m 정도 “만수천”을 거슬러 올라가면 산내면 삼화리 인데 여기서 또 하나의 신비로운 모습들을 만나게 된다. 호피무늬의 암질로 이루어진 너럭바위들과 포트홀 그리고 기묘한 형상석들은 천상의 어느 아름다운 계곡에 들어선 기분을 느끼게 한다. 사진작업을 하는 나에게는 아주 좋은 소재거리가 된다. 특히 흑백으로 하는 작업에서 아주 만족스런 결과 종종 얻기도 한다.


지리산_4.jpg

거대한 수석들이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다시 만수천을 따라 내려와 실상사 앞을 지나며 기암괴석들의 행렬은 함양군 마천면까지 이어진다. 포토홀들이 운집한 암반과 한국화의 화폭에서나 봄직한 바위섬들, 복숭아 같은 형상에 포토홀 하나 품고 있는 빼어난 수석등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절경들을 만나게 된다. 백무동 한신계곡에서 흘러드는 청정수가 마천에서 합수 된다. 여기부터 만수천은 임천이란 이름을 얻는다. 그러나 신비로운 조각 작품들의 모습은 계속 이어져 지리산 칠선계곡 입구 금계마을 앞까지 이어진다. 


지리산_5.jpg

용류담의 거대한 포트홀 수많은 세월동안 지라산이 만든 작품이다.


마천의 경계를 지나며 함양군 휴천면 소재 “용류담”을 만난다. 여기서 지리산이 만든 조각 작품들은 절정을 이룬다. 신비로운 황토빛 암반이 갈고 닦여 거대한 조형물들을 만들었고 방 크기만 한  포트홀들도 볼 수 있다. 용이 노닐었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는 “용류담”은 예로부터 농사철 가뭄이 들면 기우제를 지냈던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 선비 김종직, 정여창, 김일손 등도 극찬했던 “용류담”은 지리산이 품고 있는 계곡의 아름다운 비경 중 대표적인 곳이기도 하다.


남원시 인월면 중군동마을 “람천”에서 시작해 이곳 임천 “용류담”까지 15km는 지리산이 조각한 천혜의 하천 지질공원이다. 그 규모와 이색적인 모습이 또한 경이로운 수준이다. 학계의 진지한 연구를 바탕으로 지질학적 교육의 장으로 활용함 과 동시에 관광자원으로의 개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확신한다.


최근 이 지역이 소란스럽다.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지리산 댐  건설 예정지역이 이곳 “용류담” 바로 아랫부분이다. 만일 댐이 건설된다면 수많은 세월에 갈고 닦인 이 조각품들은 절반이상 깊은 물속에 수장되고 만다. 더 신중히 생각하고 소통해야 한다. 지리산을 지키며 사는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지리산이 지켜온 자연과 문화유산을 수장시키면서 까지 해야 하는 꼭 필요한 건설 이라면 모두가 공감해야 한다. 지금의 유산들은 미래세대가 주인이다. 함부로 생각할 일이 아니다.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1. 내 마음의 고향 지리산 반야봉

    내 마음의 고향 지리산 반야봉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지리산 주능선의 한가운데 사람의 엉덩이 형상으로 우뚝 선 반야봉은 높이 1,732m의 신비로운 자태의 아름다운 봉우리다. 불가에서 반야는 깨달음의 세계를 의미한다. 반야봉이 있기에 이곳에 오면 이치...
    Date2015.12.28 By남원넷 Views8559
    Read More
  2. 강병규의 지리산이야기<16> 지리산 노고단은 할머니의 품입니다.

    지리산 노고단은 할머니의 품입니다.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지리산 최고봉은 천왕봉이지만 지리산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단연 노고단이다. 뱀사골 계곡에서 구례로 이어진 861번 지방도가 개설되며 성삼재까지 차가 갈 수 있는 것이 사시사철...
    Date2015.10.29 By남원넷 Views5822
    Read More
  3. 강병규의 지리산이야기<15> 지리산에도 정치판은 있다.

    지리산에도 정치판은 있다.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도시의 바쁜 일상에서 나는 정치판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나 말고도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적 식견과 폭넓은 경험을 갖춘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생각을 주장해 주고 불의에 항거해 줘 조금씩이나마 세상이 ...
    Date2015.07.13 By남원넷 Views3684
    Read More
  4. 강병규의 지리산이야기<14> 젊은 여인의 영혼이 잠든 곳 지리산 만복대

    젊은 여인의 영혼이 잠든 곳 지리산 만복대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노고단에서 바래봉까지 지리산의 서북쪽으로 뻗은 능선을 지리산 서북능이라 한다. 이 서북능의 최고봉이 해발1,438m의 만복대 이다.  만복대는 이름 그대로 넉넉한 모습을 품고 있다. 동쪽...
    Date2015.06.27 By남원넷 Views4775
    Read More
  5. 강병규의 지리산이야기<13> 지리산에 살며 토종닭은 꼭 키워보고 싶었다.

    지리산에 살며 토종닭은 꼭 키워보고 싶었다.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시골에 살며 꼭 해야 할 일들이 있다. 그중 하나는 텃밭을 가꾸는 일이고 또 하나는 똥개 한 마리 쯤 키워보는 일이다. 도시 공간에서는 해볼 수 없는 일이기에 시골생활에서의 간절함으...
    Date2015.06.17 By남원넷 Views5057
    Read More
  6. 강병규의 지리산이야기<12> 지리산과 백두대간이 만나는 곳 고리봉

    지리산과 백두대간이 만나는 곳 고리봉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 고리봉에 올라서 바라본 지리산 천왕봉 백두산에서 시작된 백두대간 산줄기는 1,400km를 흘러내려 지리산 천왕봉에서 멈춘다. 그중 산꾼들이 종주할 수 있는 남한의 최북단 진부령...
    Date2015.06.06 By남원넷 Views5363
    Read More
  7. 강병규의 지리산이야기<11> 지리산에 살며 지리산을 여행한다.

                  지리산에 살며 지리산을 여행한다.                                                                                                                                                                                                   ...
    Date2015.05.29 By남원넷 Views5560
    Read More
  8. 강병규의 지리산이야기<10> 지리산 바래봉엔 철쭉만 있는게 아니다!

    지리산 바래봉엔 철쭉만 있는게 아니다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바래봉은 지리산 북쪽 끝자락에 있는 봉우리이다. 산세가 험하지 않고 둥글며 온화한 자태를 자랑하는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이 친근감을 느끼는 지리산의 대표적인 봉우리 중 하나 이다. 1,167m...
    Date2015.05.19 By남원넷 Views4209
    Read More
  9. 강병규의 지리산이야기<9> 지리산에서도 부부싸움은 한다.

    지리산에서도 부부싸움은 한다.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잠시 외출을 했는데 갑자기 아내로부터 문자가 왔다. 원하면 아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가겠다는 내용이다.  시골에서의 삶을 아직은 힘들어 하는 아내에게 너무 짜증난 표정 짓지 마라고 투덜거...
    Date2015.05.13 By남원넷 Views3794
    Read More
  10. 강병규의 지리산이야기<8> - 지리산에선 잘 먹고 잘 노는 게 잘 사는 길이다.

    지리산에선 잘 먹고 잘 노는 게 잘 사는 길이다.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 연초록의 어린찻잎이 너무도 아름다운 녹차 밭 연초록 나뭇잎이 아기주먹처럼 귀엽게 잎을 피우기 시작한다. 신록의 가장 극적인 아름다움을 필름에 담고자 한다면 지금 여행을 떠...
    Date2015.05.06 By남원넷 Views4785
    Read More
  11. 강병규의 지리산이야기<7> - 지리산에서 도를 닦으며 산다는 것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지리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지리산 기슭에 사는 사람들을 참으로, 무척 부러워한다. 여건만 되면 지리산에 와서 조그만 집을 짓고 늘 지리산을 바라보며 그 속에서 살겠다는 것이 그들의 공통된 희망사항이다. 나도 그랬다. 고려의 ...
    Date2015.04.27 By남원넷 Views5467
    Read More
  12. 강병규의 지리산이야기<6> - 가장 지리산다운 것이 가장 아름답다.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가끔 나는 사진작가로서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고 몇날 며칠을 짜증과 막걸리로 보내곤 한다. 20여년을 지리산 만 필름에 담아 왔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그 공허감은 더 커가기만 한다. 몇 해 전부터 여러가지 작업들을 해보고 있다. ...
    Date2015.04.19 By남원넷 Views3577
    Read More
  13. 강병규의 지리산이야기<5> - 시집, 장가 가려면 지리산으로 와라

                                                               시집, 장가 가려면 지리산으로 와라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함께 산행을 종종했던 여자 후배에게서 수년 만에 연락이 왔다. 결혼한다는 소식 이후 잊고 살아왔는데, 인터넷 매체를 통해 우연히 ...
    Date2015.04.13 By남원넷 Views3579
    Read More
  14. 강병규의 지리산이야기<4> - 지리산에서의 삶을 꿈꾸는 사람들

    지리산에서의 삶을 꿈꾸는 사람들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지리산이 잘 보이는 언덕에 예쁘게 지어진 하얀집 자식을 낳으면 서울로 보내야 한다는 것이 아직은 많은 사람들의 당연한 생각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
    Date2015.04.06 By남원넷 Views4313
    Read More
  15. 강병규의 지리산이야기<3> - 꽃피는 봄날은 장날이다.

    꽃피는 봄날은 장날이다.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멀리 보이는 지리산 천왕봉엔 아직도 잔설이 많이 남아 있다. 산 넘어 남쪽 섬진강변은 꽃소식이 한창 이지만 내가 사는 이곳 지리산 북쪽 골짜기는 외투를 벋어 던지기가 아직은 두렵다. 하지만, 마당 양지 ...
    Date2015.03.30 By남원넷 Views3856
    Read More
  16. 강병규의 지리산이야기<2> - 지리산이 품고 있는 또 다른 보물

    지리산이 품고 있는 또 다른 보물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1,915m 지리산 천왕봉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산세가 지리산이 품고 있는 큰 보물 중 하나라면 그 속의 문화유산들과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 역시 큰 보물 들이다. 이토록 지리산이 품고 있는 각각의 수...
    Date2015.03.22 By남원넷 Views4362
    Read More
  17. 강병규의 지리산이야기<1> - “지리산” 무엇이 그리도 좋은가?

    “지리산” 무엇이 그리도 좋은가?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도시의 삶을 버리고 지리산 자락에 스며들어 둥지를 틀은 지 벌써 10년이 다 되어간다. 그토록 소망했던 지리산에서의 삶이었지만 그리 녹녹하지는 안았던 것 같다. 따뜻한 품으로 온전히 안아줄 줄 ...
    Date2015.03.14 By남원넷 Views6303
    Read More
  18. 천연기념물 제424호 "지리산 천년송" 당산제, "소원을 빌어요"

    ▲지리산 뱀사골 계곡 와운(臥雲)마을에서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천년송(천연기념물 제424호) 당산제에 강동원 의원과 제관들이 제를 올리고있다. 구름도 누워간다는 전북 남원시 산내면 지리산 뱀사골 계곡 와운(臥雲)마을에서 27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Date2015.02.27 By편집부 Views4556
    Read More
  19. 입춘 맞아 지리산을 마신다, 봄을 먹는다 - 고로쇠 채취 시작

    ▲지리산 자락의 고로쇠 수액 채취를 위해 직경 1~2㎝의 구멍을  뚫어 호스를 연결하는 작업을 하고있다. 입춘을  맞아  기온이 올라가며 산중에도 봄이 왔음을  알리는 대표적  전령사, 지리산  자락의 고로쇠 수액 채취가 시작됐다. ▲지리산 자락의 고로쇠 ...
    Date2015.02.22 By편집부 Views3707
    Read More
  20. 지리산의 선물 고로쇠 -‘골리수(骨利樹)’

    ▲고로쇠나무는  단풍나무과의 활엽수 ▲우수~경칩 수액이 으뜸 고로쇠 약수란 고로쇠나무의 수액이다.  고로쇠나무는  단풍나무과의  활엽수로. 높이 20㎙까지 자라며 5월에 연한 황록색의 꽃을 피운다. 목재는 치밀하고 단단해 잘 갈라지지 않는다. ▲고로쇠나...
    Date2015.02.19 By편집부 Views4717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
X
Login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로그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유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다음 접속부터는 로그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게임방,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이용 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꼭 로그아웃을 해주세요.

아이디가 없으신 분은

회원가입 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