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시는 지난 17일 발생한 순천∼완주 고속도로(64km) 사매 2터널 연쇄 추돌사고 원인을 놓고 경찰‧국립과학수사연구원‧전북소방본부와 정확한 경위를 밝혀내기 위해 합동 감식에 돌입했다.
소방본부는 오전 3시경 정리작업을 마무리했으며 오전 10시부터 관계 기관과 합동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7일 낮 12시 20분께 남원시 사매면 완주방향(상행선) 사매 2터널에서 발생한 다중 추돌 사고 현장을 정리하는 과정에 시신 1구가 추가로 발견돼 현재까지 5명이 숨지고 43명이 부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 사고로 2명이 중상을 입는 등 41명이 다쳐 '남원‧임실‧전주‧광주' 등 8개 병원으로 분산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남원시 사매면 인근은 평균 5.6cm의 적설량을 기록했지만 한국도로공사가 사고 발생 30여분 전인 오전 11시 56분께 이 구간에 15t 제설차를 이용해 제설작업을 진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터널에 염수 및 제설제를 살포하는 작업이 마무리된 이후 노면이 마치 비가 내린 상황과 유사한 조건으로 1시간가량 지속되는 만큼, 결빙이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운전자들이 감속운전 내지는 앞차와 적정거리를 유지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을 개연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도로공사가 18일 사고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한 영상을 살펴보면 전문가들의 이 같은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영상에 따르면 17일 낮 12시 20분께 사매 2터널 안에서 미끄러진 트레일러 등 차량 6∼7대가 터널 1~2차로에 뒤엉켜 있었다.
당시 이들 운전자들은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속절없이 미끄러지는 과정에 앞서 달리던 상대 차량을 추돌하는 등 터널 내벽과 충돌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1차로 접촉사고를 낸 차량들이 비상등을 작동했지만 이후로도 2∼3대의 차량이 제동과 동시에 미끄러지면서 차량을 들이받았으며 질산(HNO3) 1,8000ℓ를 싣고 2차선을 달리던 24톤 탱크로리가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앞에 있던 트레일러와 잇따라 추돌하는 과정에 넘어지면서 화마에 휩싸였다.
이 과정에 적재된 질산이 누출됐을 것으로 추정됐으며 유독가스인 검은 연기와 함께 화염이 한동안 712m 구간의 터널 밖으로 분출돼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가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편, 순천∼완주 고속도로 사매 2터널은 천장구조물 공사 등이 모두 완료된 이후 종합안전진단 절차를 거쳐 정상 운행을 결정하는 만큼, 앞으로 최소 3~4일간은 전면 통제가 불가피하다.
하행선인 반대 차로 역시 합동조사가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통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순천 방향에서 고속도로로 진입한 차량들은 서남원IC와 북남원IC에서 745번 국도 → 오수IC 등으로 우회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 24t 탱크로리 차량과 화물차량 운전자에 대한 신원은 파악됐으나 나머지 2명은 시신이 심하게 훼손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 감식을 의뢰한 상태여서 최종 신원 확인까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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