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맛집, 추억의 막걸리 골목 / 고샘골목

by 편집부 posted Apr 1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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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골 남원의 맛집 골목, 먹거리 골목 '고샘골목'

 
문화와 예술이 넘실대는 남원을 대표하는 음식은 추어탕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1970~80년대 남원 공설시장 앞 고샘 골목을 추억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잔이 넘치도록 주고받던 ‘막걸리’와 ‘돼지갈비’의 연기가 자욱한 추억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누군가와 함께 먹었던 음식의 맛은 그 시절로 데려다 주는 타임머신임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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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남식당 장옥순(72세) 할머니>


지금이야 곳곳에 맛집이 넘쳐나지만, 춥고 배고프던 시절, 밥 대신 막걸리를 먹어도 될 만큼 푸짐한 안주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떨쳤던 곳이 유명한 남원의 고샘 막걸리집 골목입니다.


골목의 길이는 200m쯤 되지만, 푸짐하고 맛있는 안주로 유명했던 동삼집, 송남식당, 주생집, 서울집 등 20여 개의 막걸리집이 꽉 들어차 있어 골목 안은 시장통처럼 북적북적했습니다. 막걸리 한 되만 시켜도 상다리가 휠 정도로 각 집집마다 특색 있는 음식들을 술안주로 내놓으니 고샘 골목이 소문날 수밖에 없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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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샘 골목에서 30년을 산 소수남(70) 할머니>

 
고샘골목은 말하자면 남원 먹자골목의 원조인 셈입니다. 외지에서 손님이 오면 제일 먼저 이곳에서 막걸리 한 되를 시켜놓고 계속해서 나오는 안주에 놀라는 손님을 지켜보면서 재미있어하기도 하고 괜히 거들먹거릴 수 있는 곳, 남원의 넉넉한 인심을 엿볼 수 있는 곳입니다.


현재는 그 골목이 쇠락해서 추억에 남아 있을 뿐이지만, 그곳에서도 제일가는 맛집으로 유명했던 동삼집의 맛과 정서를 이어가는 동막골에 가면 추억에 빠져들 수 있습니다.


소문 듣고 찾아온 외지인들은 막걸리 한 되를 시켰을 뿐인데, 이렇게 푸짐하게 안주를 내놓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합니다. 분명히 술값보다 안줏값이 몇 배는 더 비쌀텐데, 막걸릿값만 받고 저렇게 많은 술안주를 그냥 준다고 하니 의심이 가는 건 당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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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한주전자에 딸려 나오는 반찬의 가짓수가 많다>


그러나 푸짐하니까 미안해서 한 되, 맛있어서 한 되, 주인아주머니가 배고픈 사람에게 밥 퍼주는 천사처럼 인자하고 선하게 보여 그 매력에 또 한 되 시키다 보면, ‘장사란 것은 이렇게 하는구나!’ 하고 절로 무릎을 치면서 감탄합니다.


돼지껍질, 지천으로 널린 산나물, 여수에서 올라오는 해산물 등 각종 재료들을 손님과 마주 보는 주방 식탁에서 뚝딱뚝딱 만들어 손맛과 함께 듬뿍듬뿍 내주는 그 아름다운 손. 그리고 아무리 주정을 해도 받아주는 넉넉한 미소에 덩달아 남원 아가씨들의 인기가 올라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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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샘 골목의 중간에 있는 고샘. 돌로 지표면 아래에 작은 수로를 만들어서 물을 끌어와 샘을 만들어 붙여진 이름이다>

 
1970년대, 돈 골목으로 불리며 전성기를 구가하다

 
그렇게 남원 아가씨들과 골목의 인기를 높여준 고샘골목은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전체가 미나리꽝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물은 풍부했지만, 마실 수 있는 식수가 없어 약 4km쯤 떨어진 백공산에서 물줄기를 끌어와 식수로 사용했습니다. 광한루 옆에 있었던 재래시장인 공설시장이 이곳으로 옮겨오면서 고샘 골목은 막걸리 골목으로 절정을 이뤘는데, 당시에는 이 골목을 ‘돈 골목’이라고 불렀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돈 골목은 예술가가 넘쳐나고 문화유산이 많은 남원의 정서를 보여주는 하나의 통로였으며, 각각의 막걸리 집들이 경쟁하며 남원 음식 맛을 선전하는 요리 경연장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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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갈비찜으로 유명했던 고샘 골목의 옛 동삼집은 현재 동막골이란 이름으로 변경하여 춘향테마파크 맞은편에 자리하고 있다>

 
시대는 흘러가는 것. 고샘 골목의 제일 명소 ‘동삼집’마저 이 골목을 떠나고, 그 입구에 임대문의 안내판이 4년째 붙어있는 것을 보면, 세상이 참 빨리도 변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재래시장은 대형 마트에 치여서 죽어가고, 고샘의 맛집들은 화려한 현대식 인테리어와 서구적 맛으로 스마트한 현대인들의 기호에 맞춰 변화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추억이 있는 곳에 가면 오히려 더 쓸쓸해지듯이 고샘 골목이 그렇게 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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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불로 남원사람들의 추억과, 입맛을 사로잡고있다>


동삼집은 동막골로 이름을 변경하여 현재 춘향테마파크 맞은편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타지에서 동막골을 맛보기 위해 찾아올 정도라고. 연탄불에서 직접 돼지갈비를 구워 남원 사람 뿐만 아니라, 남원을 찾는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정도니, 얼마나 맛있는지 알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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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한루에서 전통혼례 행렬을 하고 있습니다>


남원의 대표 관광지인 광한루에서 공설시장으로 연결되는 골목이 바로 고샘 골목입니다. 지금은 비록 사라지고 없지만, 고샘골목이 새롭게 변신한 맛집 골목으로 다시 한 번 영광을 누릴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고샘길

주소: 전라북도 남원시 금동 49-4, 197-8

근처 관광지: 근처 관광지로는 춘향테마파크와 광한루원, 공설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동막골

주소: 전라북도 남원시 죽항동 59-6

전화번호: 063-625-8953


[출처] 전북일상-남원 맛집 고샘골목ㅣ추억의 막걸리 골목, 남원 고샘골목|작성자 전북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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