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여행] 단돈 5천원으로 떠나는 남원 당일치기 여행, '남원문화버스 투어'

by 최재식기자 posted Dec 1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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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버스를 타고 남원으로 떠나볼까? 

 

더 추워지기 전에 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어디를 가야하나 고민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막상 가려하니 어디를 어떻게 갈까, 뭘 먹을까 어디를 갈까 고민이 너무 많아 집니다. 그런 고민 가득한 여러분을 위해 문학이 있고 역사가 있는 남원 문화버스투어를 추천해드립니다.


문화 버스란 무엇일까요? 요즘 각 도시마다 관광객들을 위한 시티투어 버스가 있는데요. 참가비를 내면 버스를 타고 하루 동안 관광하는 것을 말합니다. 남원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남원 문화버스도 이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매주 토요일 아침 10시에 남원 관광단지에서 출발하는 문화버스는 전화 예약을 하고 1인당 5,000원의 참가비만 있으면 된답니다.

주말엔 운전대를 놓고 쉬고 싶은 분들이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찾아주시는데요. ‘역사와 소리를 찾아’가 주제인 만큼 남원 곳곳의 소리와 역사 명승지를 찾아갑니다. 여행 코스는 계절에 따라 바뀌는데요. 이번 여행지는 작가 최명희의 숨결이 살아있는 혼불문학관을 시작으로 서도역 세트장, 그리고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국악의 성지를 돌아보는 코스였습니다. 그럼 본격적인 남원 문화버스투어를 시작해볼까요?

 

역사와 소리를 찾아, 문화도시 남원 ‘문화버스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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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 남원 관광단지 주차장에 도착하니 저 멀리 알록달록한 버스가 눈에 확 띕니다. 옆구리에 써있는 ‘구석구석 문화버스’문구를 보니 제가 오늘 탈 문화버스인가 봅니다. 엄마와 함께온 아이들, 친구와 함께온 어르신 등 연령대가 다양합니다.


혼불의 숨결과 추억을 함께 만난 ‘혼불 문학관’



첫 번째 코스인 남원 혼불 문학관과 서도역 세트장! 이곳은 남원시 사매면 서도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혼불을 집필한 최명희 작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혼불 문학관 먼저 돌아볼까요? 최명희님이 17년간 집필하신 혼불의 숨결을 문학관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는데요. 푸근한 겨우살이 차를 한잔 마시며 관장님께 혼불과 최명희님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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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 가득했던 혼불 문학관을 나와 근처의 서도역 세트장으로 향했습니다. 1932년 지어진 후 전라선 이설로 폐역이 된 서도역이 헐릴 위기에 처하자 남원시에서 매입하여 일제시대 당시의 모습으로 복원하고 영상촬영장으로 보존 활용하고 있는 곳입니다. 최명희님이 서도역에서 내려 노을 진 노적봉을 떠올리며 혼불을 쓰셨다는 이야기처럼 서도역에 오니 저도 어렸을 적 서울 다녀오신 할머니를 배웅 나갔던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가까이 있었지만 잘 알지 못했던 이곳을 문화버스와 함께하니 감회가 무척 새로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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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의 구석구석을 알게 되었어요."


서도역은 어느곳에서 사진을 찍어도 화보가 될 만큼 탁트인 전경을 자랑했는데요. 사진일 찍고 있는 많은 분들 중 한 명에게 남원문화버스투어에 대해 살포시 여쭤봤습니다.

 

“남원에 살면서도 남원 구석구석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까지는 잘 알지 못했어요. 가을도 되고 언니 동생과 함께 문화버스를 신청했는데요, 단풍보다 더 아름다운 남원의 모습을 만날 수 있어 참 좋았어요.” - 남원시 동충동 김옥남, 김순옥, 이강숙

 

혼불의 정취와 함께 영화세트장에서 사진도 남기고, 즐거운 여행길이 되었다며 즐겁다는 말을 들으니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답니다. 친구들끼리 와서 추억을 남기기에 참으로 좋은 여행길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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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의 정취를 느끼다 보니 어느새 배가 고파집니다. 혼불문학관과 서도역을 돌고 출출해진 배를 채우러 남원 문화버스는 다음 목적지로 향해 발길을 돌립니다.


전통시장에서 맛있는 점심을!


점심시간이 되어 문화버스는 남원 공설시장에 도착했습니다. 문화버스를 타기 위한 두 번째 조건으로는 1인당 참가비 5,000원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5,000원은 행사 당일 전통시장 온누리 상품권으로 다시 지급되는데요. 온누리 상품권을 이용해 전통시장에서 자유롭게 점심을 먹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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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 상품권을 들고 자유롭게 어느 가게나 들어가서 메뉴를 선택하면 되는데요. 저는 점심메뉴로 비빔밥을 선택했습니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온누리상품권을 지불했습니다. 관광도 하면서 전통시장도 살리고, 무엇보다 맛있는 음식을 시장상인들의 인심과 함께 먹을 수 있다니 꿩 먹고 알 먹고, 마당 쓸고 동전 줍고, 일석이조인 점심식사였습니다!

 

국악의 성지로 향하는 문화버스



배부르게 점심을 먹고 이제 버스는 꼬불꼬불 산길을 올라갑니다. 어디로 가는 걸까요? 저 멀리 산 중턱에 보이는 곳은 남원시 운봉읍의 ‘국악의 성지’입니다.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남원은 판소리 다섯마당 중 춘향가, 흥부가의 배경이 되는 전국 대표 국악 도시입니다. 때문에 남원에는 국악의 본고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국악의 보존과 전승, 발전을 위해 ‘국악의 성지’를 세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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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흥겨운 우리가락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남원시립국악단 단원 여러분께서 문화버스를 반갑게 맞이해주셨습니다. 먼저 시립국악단의 멋진 국악공연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색색의 한복을 입고 우리가락을 선보이는 단원 분들이 정말 멋있어 보였습니다. 가야금이 들려주는 진득한 우리가락부터 흥이 넘치는 우리가락까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무대였습니다. 문화버스에서는 듣기만 하지 않고, 직접 체험도 할 수 있어 함께 진도아리랑을 배우는 시간도 가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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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겨운 가락을 입으로 불러봤으면 이제 몸으로 체험하는 시간도 있겠죠? 미니장구 만들기 체험이 저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들 장구를 직접 만들어보고 연주도 배워봤습니다. 문화버스투어를 통해 한번으로 듣기, 부르기, 연주하기 국악 3박자를 모두 체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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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에 있어, 느낄 수 없었던 곳들


국악의 성지 바로 앞에는, 당시의 모든 판소리를 집대성 하고 동편제 창법을 창시한 가왕 송흥록 생가가 있습니다. 그리고 고려 말 왜구를 무찌른 이성계의 공을 기린 황산대첩비도 있습니다. 남원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국악의 본고장이며 예로부터 외적의 침입에 용감하게 맞선 조상님들이 계신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실제 그 모습을 만나는 기회는 많지 않았습니다. 문화버스를 타고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이곳에 오니 감회가 새롭고 제가 사는 남원에 더욱 애착이 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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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를 통해 문화버스를 알게 되었어요. 아이들이 세명을 데리고 운전해서 여행가기는 참 어려운 일인데 이렇게 버스를 타고 여행하니 아이들도 즐겁고 저도 정말 즐거워요” 남원시 산내면 심미정


우리나라는 곳곳이 박물관이다


유홍준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우리나라는 곳곳이 박물관이다’. 하루 동안 문화버스를 타면서 저는 이 말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여러분들은 여러분이 사시는 곳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계신가요? 저는 제가 살고 있는 남원에 대해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요, 이번 문화버스를 타보니 남원에는 제가 모르는 볼거리들이 참 많았습니다. 



남원시에는 국보, 보물, 사적명승지 등이 총 30여개가 있습니다. 국가지정, 전북도지정 문화재등 가치 있는 문화재가 참 많습니다. 이런 가치를 인정 받아 남원시는 이번에 전국 최초로 문화도시로 선정되었는데요. 9~10월 매주 금요일 광한루에서 열린 ‘광한루 연가’ 공연이 첫 번째 문화프로그램이었고, 이번 문화버스가 두 번째 문화 프로그램입니다. 남원에 대해 시민들이 가장 잘 알아 자긍심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된 것이 바로 문화버스투어이기 때문에 지금은 문화버스를 탈 수 있는 첫 번째 조건은 남원시민입니다. 하지만 점차 다른 시민들에게도 참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하니 너무 아쉬워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