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추가접종 간격을 1~2개월 단축했다. 60세 이상 고령층,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종사자 및 의료기관 종사자의 추가접종 간격은 기존의 6개월에서 4개월로 단축했고 50대 연령층과 우선접종직업군(군인, 경찰, 소방 등)은 6개월에서 5개월로 단축했다.
이밖에도 일부 국가에서 모더나의 심근염과 심낭염 발생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을 반영해 30세 미만은 기본접종(1차·2차접종)을 모더나 대신 화이자 백신으로 권고하는 선제조치를 취했다.
◇60세 이상 및 감염취약시설 입소자·종사자 등 4개월 지난 후로
17일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은 현재 기본접종 완료 6개월 이후로 권고 중인 추가접종 간격을 이같이 단축한다고 발표했다.
간격 단축을 통해 고위험군에 대한 추가접종을 조기에 확대실시해, 델타변이 유행과 신규 확진 및 중증환자 발생에 대응하고, 중증·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동절기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목적이다. 확진자와 중증환자들은 기본접종 후 시간경과에 따른 접종효과 감소(Waning effect)로 인해 최근 증가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예방접종 추가접종 보완계획은 지난 16일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17일 오전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보고·공유 및 결정됐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번 추가접종 간격단축 조치는 최근 △방역상황에 대한 역학적 분석(신규 확진 및 중환자 수, 위중증률 및 치명률, 돌파감염 발생률) △백신별 항체가 분석 △국외 실제 접종사례를 토대로 한 접종효과 분석 등을 근거로 검토되었으며 △백신 분야 전문가 자문, 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수립되었다.
우리나라는 인구 대비 예방접종률은 78.4%(11월 17일 0시 기준)로 높은 수준이지만, 델타변이바이러스에 대한 접종효과가 감소하고, 접종완료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우선 접종한 고령층 중심으로 돌파감염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기본접종 후 시간경과에 따른 돌파감염 발생률을 분석한 결과, 고령층의 경우 기본접종 완료 4개월 이후부터 증가세가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정부는 국내 코로나19 백신접종군 대상으로 백신별 항체 형성 및 지속능을 분석했다.
20~59세 건강한 성인 중 1,2차 모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동일접종군100명, 화이자 동일접종군 100명, 모더나 동일접종군 100명, 얀센접종군 50명 및 교차접종군(1차 아스트라제네카 백신/2차 화이자 백신) 99명을 대상으로 중화항체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접종 완료 후 항체양전율(항체가 형성되는 비율)은 모더나 접종군 100%, 화이자 접종군 100%, 아스트라제네카 접종군 99%, 교차접종군 99%였고, 얀센 접종군은 90%로 분석되었다.
접종 완료 후 최대 항체가를 비교한 경우, 모더나 접종군, 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 교차접종군, 화이자 접종군, 아스트라제네카 접종군, 얀센접종군 순서를 보였다.
◇ 델타 변이 중화능 급감, 해외 사례 등 반영해 결정
하지만 델타 변이바이러스에 대한 중화능을 분석한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접종군, 화이자 접종군, 교차접종군에서는 표준주 대비 델타 변이주에서의 중화능(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능력)이 2~4배 감소함을 확인하였다.
또 접종완료 후 시간 경과에 따른 항체가 분석 결과, 화이자 접종군은 2차 접종후 5개월까지, 아스트라제네카 접종군은 2차 접종 후 3개월 시점에 항체가가 일정수준 유지됨을 확인하였으나, 시간 경과에 따라 점차 감소해 추가접종이 필요했다.
해외 사례 분석을 통해서도 추가접종의 필요성이 도출됐다. 추가접종을 가장 먼저 실시한 이스라엘의 실제 접종사례 및 조사결과에 따르면, 추가접종 완료자(접종 후 12일 경과)는 기본접종만 실시한 사람에 비해 확진율은 10배, 중증화율은 20배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스라엘의 조사는 화이자 백신 2회 접종으로 기본접종을 완료하고 5개월이 경과한 60세 이상 고령층 113만8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또 화이자 백신을 활용한 추가접종은 2차접종과 유사한 수준의 부작용이 관찰되어 안전성 측면에서도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나왔다. 이 역시 이스라엘 당국이 7월30일에서 8월1일 중 추가접종을 한 4500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다.
이같은 근거들을 종합해 방역당국은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사망 위험이 높은 △고령층(60세 이상)△감염취약시설(요양병원 포함) 입원·입소자△기저질환자(18-59세) 등은 기본접종 완료 4개월(120일) 이후 추가접종을 시행한다.
◇ 50대 및 우선접종직업군은 5개월 후로…얀센 등은 변경 없어
접종간격이 6개월에서 5개월로 단축되는 대상은 △50대 연령층△우선접종 직업군(경찰, 군인, 항공승무원 등) 등이다. 이들은 기본접종 완료 5개월(150일) 이후 추가접종을 시행한다.
다만 △면역저하자와 △얀센백신 접종자는 현행 기준을 유지하여 기본접종 완료 2개월 이후 추가접종을 실시한다.
당국은 이번 추가접종 간격단축을 통해 올해 내 추가접종 대상규모가 총 1378만4000으로 확대됐다면서 이는 현행 기본접종 완료 6개월 기준 대비 819만2000명이 추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양병원 입원·종사자와 의료기관 내 보건의료인력 등 기관 자체접종 대상자는 17일부터 접종이 가능하고, 요양시설 및 각종 사회복지시설 등 보건소 방문접종팀 등의 방문접종이 필요한 감염취약시설은 보건소와 일정 협의를 통해 최대한 신속하게 접종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신속한 접종을 원하는 사람들은 잔여백신을 활용한 당일 접종(민간 SNS, 의료기관 예비명단)을 통해 22일부터 접종을 받을 수 있다.
개별적으로 사전예약을 통해 접종하는 분들은 본인의 접종가능 시기 2주 전부터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누리집(https://ncvr.kdca.go.kr)을 통해 사전예약이 가능하며, 사전예약 시기가 도래하면 개별적으로 문자를 통해 대상 여부 및 사전예약 방법이 안내된다.
사전예약 대상자는 22일부터 순차적으로 사전예약을 실시하며, 백신의 배송일정 등을 감안하여 사전예약 시에는 12월 6일 이후의 접종일자를 선택하여 접종할 수 있다.
◇ 모더나, 30세 미만 기본접종에 권고 안해…추가접종은 18세 이상 돼
한편 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최근 일부 유럽국가에서 모더나 백신의 심근염·심낭염 발생 확률이 화이자 백신보다 높은 데 주목해 30세 미만에 모더나 백신 접종 제한과 관련해 심의했다.
검토 결과 현재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 간의 심근염·심낭염 신고율 등에 큰 차이가 없지만 안전을 위한 선제조치로 30세 미만은 기본접종을 모더나 대신 화이자로 권고하고 모더나 백신으로 이미 1차를 접종한 30세 미만의 경우 2차는 화이자 백신 접종을 권고하기로 했다.
하지만 추가접종으로 할 경우 모더나 백신은 용량이 기본 접종의 절반이기 때문에 18세 이상 접종(우선 접종직업군 등)이 가능하다. 모더나 백신 추가접종은 기본접종의 절반용량(100mcg→50mcg)으로 화이자 백신(30mcg)과 비슷하고, 이 경우 추가접종이 심근염·심낭염 위험이 증가한다는 근거가 없음을 고려한 것이다.
국내에서 지난 6일까지 모더나 백신은 총 1241만회 접종(1차 660만회, 2차 581만회) 되었으며, 그중 30세 미만에게는 287만회가 접종(1차 155만회, 2차 132만회) 되었다.
심근염, 심낭염 의심 신고는 모더나 백신의 경우 30세 미만에서 총 37건으로 10만명 당 1.29건, 화이자는 30세 미만 1104만건 접종 중 152건이 신고되어 10만명 당 1.38건이다.
신고 사례 중 심근염 심낭염으로 진단이 확인된 건수를 기준으로 30세 미만에서 모더나는 10만건 당 0.49건, 화이자는 0.45건을 보이고 있어, 모더나의 발생률이 약간 높은 상황이다.
반면, 국외 사례를 보면 독일, 프랑스 등에서 특히 30세 미만 연령층의 경우 드물지만 심근염, 심낭염 발생률이 모더나 백신에서 더 높게 나타나고 있어, 해당 연령층에는 기본접종을 화이자 백신으로 권고하는 국가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추진단은 예방접종전문위원회의 권고를 반영하여 오는 18일부터 30세 미만 연령층은 기본접종(1차, 2차접종)에 모더나 백신 사용을 제한하고, 화이자 백신으로 접종할 계획이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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