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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서의 삶을 꿈꾸는 사람들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jpg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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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이 잘 보이는 언덕에 예쁘게 지어진 하얀집


자식을 낳으면 서울로 보내야 한다는 것이 아직은 많은 사람들의 당연한 생각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시 시골에서의 삶을 꿈꾸게 된다. 가끔 언론매체를 통해 지리산에서의 나의 삶이 소개되면 멀리 외국의 교포들로 부터 연락이 오는 경우가 있다. 고향땅에 와서 살다 죽는 것이 남은 생의 최고 목표인데 이미 이룰 수 없는 꿈이 되고 말았다고 한탄을 한다.


행복한 삶의 기준이 나이에 따라, 시대에 따라 점점 바뀌는 듯하다. 나를 자주 찾는 많은 사람들은 지리산에서의 삶을 꿈꾼다. 이유도 다양하다. 산이 좋아서, 건강이 안 좋아서, 도시의 삶에 지처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싶어서, 우아한 전원생활을 하고 싶어서.... 저 마다 간절한 마음을 품고 이곳의 삶을 묻는다. “행복 하냐?” 고. 하여간 지금 각자의 삶에 행복을 느끼고 있지 못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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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한 도시에서의 삶을 잠시 내려놓고 지리산의 마을길을 걷는다.


돌이켜 보면 지금을 사는 사람들은 전쟁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6.25의 폐허에서 지금의 경제를 만들었고, 군부독재의 고통 속에서 목숨을 건 투쟁으로 부족하지만 지금의 민주화를 이루어 왔다. 지금을 사는 젊은 세대들 역시 보이지 않는 전쟁을 하고 있다. 우리 것은 절대 빼앗겨서는 안 된다. 어떻게든 외국과 싸워 벌어 와야 한다. 그래야 이 땅에 사는 모두가 지금의 삶을 유지하며 편안 할 수 있다. 이런 중압감 속에서 살아가는 어느 누가 삶의 만족과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충분히 공감이 가고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내가 살았던 도시에서의 삶도 이러했기에 나 또한 지리산에 내려와 둥지를 틀었다.



새로운 삶을 꿈꾸는 현대인들의 간절함이 귀농,귀촌의 붐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동화 되어가는 시골마을에 도시민들이 들어오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된다. 특히 지리산 주변으로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살고 싶어 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갈등들도 많이 생긴다. 외지인들이 들어와 집을 짓고 사는 것이 마을에서는 가장 큰 갈등이다. 허락 없이 마을에 들어와 집을 짓고 살려 한다는 지역민들의 걱정과 “길이 있는 땅을 사서 집짓고 살겠다는데 왜 못하게 하느냐?”라는 볼멘 항의가 여기 저기서 터져 나온다.



실제로 이런 갈등이 귀촌인 들에게는 가장 큰 어려움이다. 청운의 꿈을 품고 도회지로 나간 자식들이 그 곳에 사는 사람들에 의해 꿈을 펼칠 기회를 얻지 못한다면 너무도 가슴 아픈 일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산골 마을에 들어와 간절히 원하는 삶의 꿈이 좌절 되는 것 또한 너무도 가슴 아픈 일이다. 서로의 이해와 존중이 필요하다. 귀농,귀촌을 유치하려는 지방차치단체는 쥐꼬리 만한 자금 지원의 유혹 보다는 상호간의 공감대 형성에 노력을 기울여 갈등요소를 제거해 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란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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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의 삶을 꿈꾸며 흙집을 지어본다.


얼마 전까지 지리산 실상사에는 귀농학교가 있었다. 비닐하우스로 만든 막사에서 밤이 깊도록 토론하고 막걸리 한사발로 초보농군이 의지를 불태웠던 실상사 귀농학교는 귀농.귀촌 운동의 실질적 메카였다. 아직도 지리산 북동쪽 산내, 인월, 운봉에 귀농,귀촌인들이 꾸준히 찾아드는 이유는 실상사 귀농학교의 덕이었는지도 모른다. IMF 금융 환난을 겪으며 새로운 꿈과 희망을 지리산에서 꽃피우게 했던 실상사 귀농학교가 다른 곳에서 명맥을 유지하고있다고는 하지만 그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진다.

 

지리산은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살고 싶어 하는 곳이다. 다양한 경험과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이곳에 들어와 살며 지역에 보탬이 되면 좋겠다. 그로 인해 산골마을의 젊은이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초등학교가 폐교되지 않고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늘 들려왔으면 좋겠다. 동네 통닭집도 사라지지 않고 농군들의 참새 방앗간 역할을 계속 해줬으면 좋겠다. 도시로 나간 어르신들의 자녀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행복한 삶을 이어 갈 수 있으면 더더욱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을에 젊음이 유지되어야 한다. 마을에 잡초가 우거지면 사람이 돌아와도 살 수 없는 곳이 돼버리고 만다.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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